마이 리틀 포니 공식 코믹스 11권 중 민주주의와 선거, 투표에 관한 내용
마이 리틀 포니(My Little Pony: Friendship is Magic) 공식 코믹스 11권에서 나오는 내용 중 인상깊은 내용이 있어 기록해두려 합니다.
MLP 코믹북에는 한 권마다 여러 개의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그 중 한 에피소드에서 작은 마을 단위이긴 하지만 민주주의와 투표 제도, 왜 입후보자의 됨됨이를 잘 알아보고 뽑아야 하는지, 잘못된 지도자 선택이 참극을 부를수도 있다는 교훈까지 세밀하게 표현하고 있어 놀라움을 느꼈습니다.
이게 정말 유아용 만화책이 맞는지 믿을 수가 없어서 이 포스팅을 작성합니다.
개장도 하기 전에 무너져버린 새 놀이터, 시장을 다시 뽑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다
행복하고 평화로운 포니 마을에 새로운 놀이터가 지어졌습니다.
이것은 포니빌(Ponyville)의 시장 메이어 메어(Mayor Mare)의 오랜 숙원사업이기도 하였고, 놀이터 부지는 애플 패밀리, 스위트 애플 에이커에서 기증한 야트막한 언덕 땅입니다.
그러나 이 놀이터는 성대한 개관식 도중, 돌연 갑작스럽게 일어난 지진으로 인해 무너져버리고 맙니다.
깜짝 놀란 포니들은 이 불만을 사업의 주체인 시장에게 돌리고, 놀이터를 다시금 견고하게 건설하겠다는 메이어 메어의 공약에도 불구하고 부지를 기증한 애플 가족의 할머니, 그래니 스미스(Granny Smith)의 불만 제기로 인해 메이어 메어는 시장의 자질을 의심받기에 이릅니다.
언제부터 시장이었는지 모를 메이어 메어와 새로운 시장 입후보자 필디 리치
한 번 문제가 제기되고 새로운 시장 선출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자, 으레 시장을 맡아왔던 메이어 메어가 도대체 언제부터 시장으로 선출되어 지금까지 시장직을 연임하고 있는지 아무도 알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경악하게 됩니다.
이 와중에 갑자기 등장한 부자 필디 리치(Filthy Rich)는 돈 많은 자신이 시장이 된다면 마을을 발전시킬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겠다며 시장 자리에 입후보 할 것을 천명합니다.
부자인 필디 리치는 많은 돈을 앞세워 수많은 공공 시설물을 설치하겠다는 화려한 공약과 함께 새로운 시장 후보로 출마합니다.
우정으로 똘똘 뭉친 친구들이라 해도 정치적 입장은 다를 수 있다!?
메이어 메어는 너무나 오랫동안 포니빌의 시장직을 수행해 왔습니다.
포니들은 마지막 '시장 선거'가 언제 있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그녀가 시장직에 있는 것을 당연하게 여겨 왔습니다.
주인공이자 우정의 공주(Princess of Friendship)인 트와일라잇 스파클(Twilight Sparkle)은 자신의 친구들도 자신처럼 당연히 메이어 메어를 지지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함께 선거 운동을 하자고 제안합니다.
그러나 끈끈하게 이어져있는 우정과는 별개로, 정치적 성향은 모든 포니가 제각각 달랐습니다.
지진으로 인한 놀이터 붕괴 사고로 인해 메이어 메어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잃어버린 애플 잭(Applejack)은 물론이고, 다른 몇몇 포니들도 각자의 이유로 필디 리치를 지지하겠다는 의견을 피력합니다.
패션 사업가인 유니콘 래리티(Rarity) 역시 돈 많은 필디 리치가 시장이 된다면 세금을 줄여줄 것이라고 기대하여 그를 지지합니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페가서스 레인보우 대쉬(Rainbow Dash)는 필디 리치의 공약 중 후프 볼 경기장 건립 공약이 마음에 들어 그를 지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반면 동물들을 사랑하는 플러터 샤이(Fluttershy)는 새로운 동물들의 이주로를 확충하겠다는 메이어 메어의 공약이 마음에 들어 그녀를 지지하기로 결정합니다.
중도층(!)도 있습니다.
핑키파이(Pinkie Pie)는 누구라도 좋으니 많은 와플을 제공하는 사람에게 투표하겠다고 선언합니다.
항상 마음이 일치해왔던 친구들이 각자 다른 이유로 각자 다른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자 트와일라잇은 혼란스러워 합니다.
친구들도 자신과 같은 마음일거라고 지레 짐작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두 후보 외에도 여러 후보가 출마하여 선거전을 치르지만, 무거운 스토리 흐름을 조금 가볍게 만들기 위해 넣은 개그 요소들이라 이 부분은 생략했습니다.
각 진영에서 치열한 선거전을 펼치고 트와일라잇이 성심성의껏 메이어 메어의 재선을 도왔지만, 많은 재산을 내세워 값비싼 공공시설 건축 공약을 남발한 필디 리치가 결국 시장에 당선됩니다.
이름부터 시장(Mayor)인 메어어 메어는 선거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시장직에서 물러납니다.
트와일라잇은 충격을 받았지만, 필디 리치를 지지한 포니들은 낡고 오래된 마을 포니빌이 새로운 신식 도시로 거듭날 것이라는 꿈을 꿉니다.
필디 리치의 당선, 하지만 이행하기 어려운 공약과 어려운 세금문제, 무너지는 재무건전성
필디 리치가 새로운 포니빌의 시장으로 당선된 뒤, 그는 자신이 내세운 공약들을 하나하나 실천합니다.
그러나 짱 멋진(Awesome) 후프 볼 경기장 건설을 위해 작은 동물들의 서식지인 숲을 벌목해버리고, 동물에게 쉴 곳과 보금자리를 제공하는 플러터 샤이의 집 근처까지 심각한 공사 소음에 노출됩니다.
거기다 같은 사업자의 입장으로 필디 리치를 바라보았던 래리티는 당연히 그가 사업주로서의 어려움을 이해하여 사업 소득과 관련된 세금을 감면해 줄 것이라고 믿었지만, 새롭게 날아온 세금 청구서에는 어마어마하게 인상된 세율이 적혀있었습니다.
값비싸고 화려한 편의시설 건물들을 많이 짓겠다는 공약을 남발한 댓가로, 세금이 폭증한 것입니다.
세금 폭탄을 맞게 된 래리티는 항의하고자 시청을 찾아가지만 공약을 지키기 위해서 세수 확보, 증세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답변만 돌아옵니다.
내심 세금 감면 혜택을 기대했던 래리티는 필디 리치를 지지한 것을 후회하게 됩니다.
새로운 놀이터의 완성, 드디어 아이들이 놀 곳이 확보되나 싶었는데...
각 포니들이 새롭게 펼쳐지는 도시 정책에 당황하는 사이, 포니빌의 숙원사업이었던 어린이 놀이터가 드디어 완성되었습니다.
그런데...
애플 패밀리가 제공한 부지에 새롭게 들어선 놀이터는 겉보기엔 완벽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시설물이 견고하지 못해 놀이 도중 어린 애플블룸(Apple Bloom)이 그네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합니다.
애플 잭은 동생이 다칠 수도 있었음에 경악을 하게 되고, 손쉽게 부서지는 놀이 시설물을 보고 도대체 얼마나 싸구려 자재들로 놀이터를 지었길래 이렇게 쉽게 부서지냐고 시장에게 항의합니다.
필디 리치는 단지 시 예산을 아끼기 위해 가장 저렴한 가격을 제안한 업체를 입찰했을 뿐이라고 해명합니다.
메이어 메어에게 다시 돌아와 주기를 부탁하는 포니 친구들
필디 리치의 무책임한 공약 남발과 과도한 증세, 겉만 번드르르하고 내실없는 공공시설 건축 행정에 참다 못한 포니 친구들은 바쁜 시청 청사에서 벗어나, 본인의 집으로 돌아가서 유유자적하게 낚시를 하며 은퇴를 즐기고 있는 메이어 메어를 찾아가 다시 시장으로 복귀해주기를 부탁합니다.
하지만 정당한 투표 과정을 거쳐 선출된 필디 리치를 쫓아내고, 전임자인 메이어 메어를 복귀시키는 것에는 아무런 정당성도 명분도 없습니다.
'늬들이 걔한테 투표했잖아? 너희들이 필디 리치를 뽑았잖아? 나에겐 이제 시장직을 수행할 권리도 의무도 없단다...'
번드르르한 공약에 깜박 속아넘어간 포니들의 잘못된 선택, 사업가 출신 시장 필디 리치.
시정 운영에 익숙치 않은 단 한 명의 시장으로 인해 마을이 엉망이 되어가는 것을 바라만 볼 수 밖에 없는 메이어 메어의 마음 또한 무거울 뿐입니다.
포니빌, 갑자기 등장한 거대한 재앙을 맞닥뜨리다, 천재지변 앞에서 드러나는 리더십
그러던 중, 포니빌에서 갑자기 발생한 잦은 지진의 원인이 지하 괴수 불가사리(Tatzlwurm, 영어 태츨웜, 독일어 타첼부름) 때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천재지변처럼 갑자기 등장하여 지진을 불러오며 포니빌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지하 괴수, 타첼부름 앞에서 시장 필디 리치는 다른 포니들처럼 아무런 대처도 하지 못하고 당황할 뿐인데, 어디선가 전임 시장 메이어 메어가 나타나 능숙하게 포니들을 지휘합니다.
능숙하게 포니들을 진정시키고 혼란을 가라앉힌 메이어 메어는 팀을 나누어 타첼부름의 시선을 끌게하고, 마치 한 몸처럼 협동하여 폭탄을 설치한 뒤 유인한 괴물 앞에서 터뜨려 깜짝 놀라게 만들어서 마을로 부터 내쫓는데 성공합니다.
필디 리치는 스스로에게 리더쉽과 시장 자질이 없음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시장 직위를 내려놓으려 하지만, 메이어 메어는 '정치란 원래 끝없이 발생하는 각종 문제를 꾸준히 묵묵히 해결해 나가는 끝없는 싸움'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며 그에게 시정 운영의 노하우를 가르쳐 주겠다는 장면을 끝으로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독후감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다 심각하게 전개되는 내용에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과연 이게 애들용 만화가 맞는지 충격받아 이 포스팅을 썼습니다.
미국에서는 이렇게 어린 아이들에게도 정치와 민주주의에 대해 깊이 고찰할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이 책을 읽어낼 수 있는 연령대면 약 4~7세 밖에 안되는데,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도 투표의 중요함과 투표권의 소중함,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되는지 만화적 과장을 섞어 재미있게 엮어내어, 아이들이 선거 제도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끔 그려낸 것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래 마이 리틀 포니 시리즈 자체가 미국의 내밀한 각종 사회문제, 예를 들어 덤핑 경쟁이나 인종 차별, 지역 갈등 등이 복합적인 소재로 등장하지만, 이렇게 민주주의 투표 선거제도라는 것을 하나의 대주제로 삼은 에피소드가 있다는 것이 참 부럽게 느껴졌습니다.
대한민국에도 이렇게 체계적으로, 투표를 하든 하지 않든 '모든 선거행위의 결과는 어떤 형태로든 우리 삶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내용의 컨텐츠가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영 국회의원 후보 입틀막 사건.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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