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그려온 괴물 장산범의 전설, 장산범이란게 진짜 있는 동물인가?

아이가 그려온 괴물 장산범의 전설, 장산범이란게 진짜 있는 동물인가?

큰 장산범의 모습과 잡아먹혀 영혼이 되어버린 희생자...머리에 영혼 불꽃이 있다...ㅠㅠ

요즘 아이가 신비아파트 만화에서 본 장산범 이야기에 꽂혀있습니다.

장산범이란 부산 해운대의 장산에 살고, 흰색의 긴 털로 뒤덮여 있으며 아이나 여성의 목소리를 흉내내어 사람을 홀린 뒤 잡아먹는다는 인터넷 괴담 속의 동물입니다.

인터넷에 가장 많이 퍼져있는 장산범의 이미지

신비아파트에 등장하는 장산범의 모습. 사람처럼 긴 팔다리를 가지고 흰 털이 치렁치렁 늘어진 모습이다.

귀엽게 캐릭터화 된 요괴, 장산범의 모습

장산범 괴담의 배경인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장산. 그런데...장산은 장산범 같이 커다란 괴생명체가 존재하기에는 정말 손바닥만한 작은 산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 뿐만 아니라 '장산범'이라는 단어와 개념 자체가 약 2009년 경 인터넷에서 갑자기 떠돌던 괴담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장산범에 대한 이야기는 그야말로 느닷없이 등장하여 폭발적인 인기로 인터넷을 휩쓸었기에 정작 장산 주변에서 살고있던 해운대구 주민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든 출처불명의 괴담입니다.

저는 부산 해운대에 있는 장산이 얼마나 좁은 지역인지 어림으로 대충 알고있었기 때문에 장산범 이야기가 인터넷에 처음 돌기 시작했을 때 당연히 대학 운동권 민중가요와 몸짓으로 흔히 전해오는 '장산곶매 전설'처럼 북한 황해남도 용연군 용연반도에 위치한 '장산곶'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인 줄 알았습니다.

1990년대에 활약했던 노래패 '조국과 청춘'의 민중가요 '장산곶매' 가사

장산곶매 - 조국과청춘 눈졸린

[골패] 장산곶매(20080908) Wintree77

[골패] 장산곶매(20130909) Golpai snu

구월산 줄기가 바다를 향해 쭉 뻗다가 끊어진 장산곶에 매가 산다.
그 매는 땅의 정기가 세서 아무도 범접하지 못하는 숲에 둥지를 틀고 일년에 딱 두 번 사냥을 간다.
매는 사냥을 떠나기 전에는 밤새 부리질을 하며 자신의 둥지를 부순다.
목숨을 건 사냥에서 약한 마음을 버리고 만일 싸움에 졌을 때 다른 매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함이다.
장산곶매가 싸움을 하러 떠나면 온 마을 사람들은 잔치를 벌였다.
그리고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원한다.

우리는 저렇게 날아야 해
푸른 창공 저 높은 곳에서
가장 멀리 내다보며 날아갈 줄 알아야 해
우리는 저렇게 싸워야 해
부리질을 하며 발톱을 벼리며
단 한번의 싸움을 위해 준비할 줄 알아야 해

** 벼랑 끝 낙락장송 위에
애써 자신의 둥지를 짓지만
싸움을 앞두고선 그 모둘 부수고
모든 걸 버리고 싸워야 해
내 가슴에 사는 매가 이젠 오랜 잠을 깬다
잊었던 나의 매가 날개를 퍼덕인다
안락과 일상의 둥지를 부수고 눈빛은
천리를 꿰뚫고 이 세상을 누른다
날아라 장산곶매
바다를 건너고 산맥을 훨넘어
싸워라 장산곶매
널 믿고 기다리는 민중을 위하여 **

장산 그거 동네 뒷산인데...장산범 그런거 없어!

그러나 동네 어르신들이 약수터 물뜨러 자주 올라가시기도 하는 부산 해운대구 장산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라길래 해운대구 재송동, 반여동, 좌동 등 장산 인근에서만 수십년간 살아온 지인에게 "장산범이라는거 진짜 있어요?"라고 물어보니 "그런 거 없다. 장산 저거 그냥 동네 뒷산이다. 좁아 터져서 육식동물 몬산다."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실제로 여러번 등산하며 돌아다녀 보아도 산책로가 촘촘하게 잘 놓여있어 곳곳에 등산객이 많이 돌아다니는 곳이기도 하며, 근처에 육군 군부대 53사단도 있어 대형 육식동물이 살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곳입니다.

애초에 사람보다 더 큰 육식동물에게 사람이 습격당한 사례가 있다면 뉴스에 대서특필 될 얘기이지만 장산 인근에서는 그런 사실이 없습니다.

즉, 장산범이란 허구 속에서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쳐 세부 설정들이 살로 붙어가며 만들어진 완전한 현대식 창작 요괴 캐릭터인 것입니다.

장산범의 정체와 존재의 흔적들 | 장산범 [괴생명체] 불가사의 미스테리

조선왕조실록에는 장산범에 대한 기록이 없다...그러나 그냥 재미로 보기에는 괜찮은 장산범 괴담...!

그러나 이런 재미있는 장산범 이야기는 그저 그런 한 때의 인터넷 괴담으로 치부될 뻔 했지만, 직접 장산범을 목격하였고 동영상까지 찍었다고 주장하는 한 어린이가 등장하며 다시금 큰 관심이 쏠렸습니다.

장산범 괴담이 인터넷에서 유행한 뒤 나타난 장산범 목격담과 영상들

‘하얗고 긴 털에 호랑이 같지만 사람 흉내를 내는’ 전설 속 요물이 부산 장산에 나타났다? 영상으로 포착된 의문의 생명체에 관한 수상한 소문 스브스와이드

준표의 눈에 잡힌 '흰색 물체'…진짜 장산범일까｜#날라Lee Ep.4 다비줌

[생방송 오늘 아침] 산 오르는 의문의 괴생명체, 장산범일까? 20200624 MBClife

전설의 장산범이 실존한다? 부산에서 포착된 흔적 [여름 특집! 그곳에 그들이 있었다 19] #프리한19 EP.319 | tvN SHOW 220711 방송

이것은 마치 1947년 6월 24일, 사업가였던 케네스 아놀드(Kenneth Arnold)가 자가용 비행기로 미국 워싱턴주 레이니어 국립공원 상공을 비행하다 정체를 알 수 없는 9개의 비행물체를 목격하고, 그 목격담이 기자들에 의해 '비행 접시(Flying Saucer)'라는 이름으로 보도된 직후부터 무수히 많은 '미확인 비행물체(Unidentified Flying Object, UFO)'의 목격담이 쏟아져 나온 것과 비슷한 현상입니다.

2024년 4월 19일 서울대공원에서 사망한 멸종위기 1급 시베리아호랑이 '태백' - 출처 : 한겨레

장산에 호랑이(虎狼이)가 아닌 범(순한국어)이라는 별개의 동물이 산다는 발상은 정말 참신하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멋진 이야기입니다.

비록 실제로 존재하는 동물은 아니지만, 장산 바로 옆에 살며 간혹 유치원에서 단체로 장산을 등반하기도 하는 제 아이에게 장산범의 전설은 산타클로스 처럼 당분간 멋진 우리 동네 괴물로 남아있을 것입니다.

이게 왜 진짜? 장산에 장산범은 없지만 호그라이더는 있다, 재송동 멧돼지 할아버지

2005년도에는 장산 인근의 재송동에서 멧돼지를 타고 다니며 키우시는 할아버지에 대한 내용이 TV에 방영되기도 했습니다.

(ENG CC) 대박... 멧돼지를 아들로 삼은 할아버지｜KBS 주주클럽 050410 방송 KBS동물티비 : 애니멀포유 animal4u

K-호그라이더 할아버지, 그리고 반항하기 시작한 멧돼지?!｜KBS 주주클럽 050828 방송 KBS동물티비 : 애니멀포유 animal4u

이 방송이 방영되던 시절 저는 부산이 아닌 다른 지역에 살고 있었기에 실제로 멧돼지 할아버지를 본 적이 없지만, 저 지역에 살았던 옛 친구들은 동네에서 꿀꿀이를 몇 번 만난 적이 있다고 하더군요.

저 멧돼지 꿀꿀이는 지금 어찌 되었을까요?

어쩌다 영상 속에 나오는 거리를 지나갈때면 한번씩 꿀꿀이가 어찌 되었는지 궁금하답니다.

아이가 그려온 최애 캐릭터, 타이탄 티비맨(타티맨)

ㅋㅋㅋㅋ 애매하게 닮았네! 짧다랗게 꼬물거리는 쪼꼬미 손가락으로 용케도 그렸구나!

러시아인이 만든 유튜브 영상 스키비디 토일렛 시리즈에 나오는 캐릭터 타이탄 TV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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