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구걸글이 유명해져서 당황하는 디씨의 예술가.manhwa
그리고 이분이 썼던 구걸글, 2천언만 주실 분...(슬픈 사연 있음...).txt
내 영혼에는 초원의 별이 흐릅니다.
이 천년도 더 전에, 머나먼 서쪽 초원에는 내 영혼의 형제들이 살았습니다.
그들은 땅을 바닥삼고 하늘을 지붕삼아 살았으며, 기록도 남기지 않고 죽을 때 까지 방랑하며 살았습니다.
우리가 감히 가늠조차 할 수 없는 머나먼 옛날
그리스인 헤로도토스가 남긴 역사의 편린만이 내 형제들이 말을 타고 용맹히 초원을 누볐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사실,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잠이 든 뒤 나는 아직도 형제들과 나란히 영원의 초원을 달립니다.
눈을 감으면 어느덧 내 시야에는 달리는 말갈기와 청동으로 장식된 가죽 고삐가 보입니다.
말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고삐를 붙잡으면, 말은 바람을 밟은 듯이 빠르게 나아갑니다.
나와 내 형제들은 초원에서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 있었습니다.
초원은 그 누구도 침범하지 못하는 태고의 땅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자들
용사들을 이끌고 세상의 끝까지 달리려 했던 대왕도
세계를 품었던 왕들의 주인도
내 형제들의 땅 기슭만을 밟아본 채 돌아가야만 했습니다.
그렇게 미친 듯이 달리고 난 뒤 새벽에 잠에서 깨어나면
나의 심장은 아직도 이천년 전의 발굽소리를 흉내내듯 쿵쾅거리고
나의 영혼은 별과 바람이 가득한 그 때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아우성입니다.
하지만 그 잠시동안의 흥분이 끝나면
나는 표현할 수 없는 두려움과 슬픔에 휩싸여 아이처럼 울게 됩니다.
이 천년 전 별을 사랑하고 바람의 형제였으며 황금의 민족이었던 내 형제들은 이젠 시간 속에서 풍화되고 말았습니다.
그들이 사라진 것이 너무 슬펐고
사라지고 싶지 않아서 나는 아이처럼 울었습니다.
그 슬픔은, 맘스터치에서 파는 싸이버거를 먹으면서 달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내 형제들은 아직도 끝없는 굴레 속의 영원을 달립니다.
그들을 구하려면 싸이버거를 잔뜩 사야합니다.
부디 도와주세요.
국민 94580200417529
원본 출처 : https://m.dcinside.com/board/paradox/76456?recommend=1 - 원문 삭제됨
구걸 글 2탄, 얼마전에 이상한 꿈 꿨음...
안녕하세요.
얼마 전에 이상한 꿈을 꿔서 여기에서 썰이나 풀어보려고 합니다.
몇 주 전, 저는 여느때와 같이 밤 늦게 컴퓨터를 하다가 잠이 들었는데
꿈 속에서 어떤 알 수 없는 목소리가 자꾸만 제게소리치는 것을 느꼈습니다.
지금이야 그게 꿈인걸 알고 있어서 이렇게 덤덤하게 말할 수 있지만
꿈을 꾸고 있던 그 당시에는 그게 무척이나 무서워서, 꿈 속의 나는 소리를 피해 이리저리 도망다니다가
온 몸이 식은땀으로 흠뻑 젖은 채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그 당시에는 별 다른 생각 없이 꿈자리가 사나웠구나, 하는 생각만 한 채 다시 잠에 들었지요.
하지만 그 의문의 목소리는 며칠 뒤에도 다시 제 꿈 속에 나타났습니다.
나는 그 소리가 두려워서, 귀를 틀어막은 채 도망쳤지만
목소리는 그칠 기미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채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나는 다시 식은땀을 흘리면서 깨어났습니다.
더운 것은 아니었지만, 땀 때문에 찝찝해서인지 저는 잠시 밖에 나가서 바람이나 쐬려 했습니다.
그런데 내가 현관문을 열고 밖에 나가면 으레 제 다리에 몸을 비벼대던 고양이는 흔적조차 없고
개집은 비어있더랍니다.
그게 그렇게까지 비일상적인 상황은 아니었기 때문에, 저는 마당에 있는 작은 의자에 앉아서 잠시 공상에 빠졌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별이 보고싶어서 하늘을 올려다 보았는데
별이 무척이나 아름답더군요.
그 순간, 나는
꿈 속에서 나를 부르던 목소리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먼 옛날, 우리나라
북쪽으로 큰 강을 몇개나 건넌 그 곳에
대요제국이 있었습니다.
천 년 전
동쪽 바다부터 서쪽 사막의 언저리까지
달리고 또 달렸던 용사들의 나라가 있었습니다.
그 때는, 조금만 더 달린다면, 한 발자국이라도 더 갈 수 있다면
설령 편자가 산산히 조각나 부서지고
수척한 말갈기는 백골과초원의 전설 아래에잠겨
되돌아오지 않았던 주인에게 영원한 원망을 토해내더라도
발이 불어 터지고 무릎이 탈골되고
정강이는 바스라져 더 이상 달리기는 커녕 걷지도 못 하게 되더라도
기어서라도, 조금만 더 간다면
이 세상이 끝나는 곳 까지 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때 우리는 세상을 움켜쥘 수 있을줄 알았습니다.
허나제국은 시간 앞에 바스라지고
또 다른 말발굽에 치여한 때 우리가 짓밟았던 이들의 굴레 아래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감히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시간이 흘렀습니다.
한 때 무수한 말들과 함께
십만용사들이 내달렸던초원에는 이제 마초가 아닌 밀과 보리가 익어갑니다.
더 이상 그 때의 함성은 들리지 않습니다.
우리는 사라지고 만 것입니다.
그 허탈함에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는데
별들이 제게 말하더군요.
너만은 우리를 기억해달라고.
별을 볼 수 있는 눈과 함성을 들을 수 있는 귀와
이 땅을 박차고 내달릴 수 있는 수족과
요동치며 피를 토하는 심장을 지닌 네가
우리를 기억해줘야 한다고.
저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설령 천 년 전의 영화는 지금 이 세상이 낳은 수많은 전설들과 함께 시간 속에서 사라졌을지라도
그래도 누군가가 우리를 기억해줄 수 있다면...
거란의 말들은 지금 초원이 아닌 밤 하늘의 별들 사이를 달리고
거란 여인들은 이제 거란 노래가 아닌 들을 수 없는반짝임만을 읊지만
만일 누군가가 밤 하늘을 올려다보았을 때
그 함성을 느낄 수 있다면
우리를 기억해줄 수 있다면 되는 것이라고요.
우리가 움켜쥐었던 모든 것을을 지금 놓쳐버렸을지라도
기억될 수만 있다면 좋습니다.
누군가가 우리를 기억해준다면, 우리는 밤하늘의 영원을 달릴 수 있습니다.
별들 사이를, 유성의 꼬리를 쫓으며
천 년 전과 같이 다시 한 번 질주할 수 있습니다.
비록 지금보다 더 먼 훗날에, 우리가 남긴 몇 안 되는 흔적조차 모두 가루가 되어
우리가 말을 박찰 수 있는 곳이 어린 아이들의 공상 속이나
불이 꺼진 뒤의 침실 천장 같은 곳일지라도
그래도 좋습니다. 달릴수만 있다면...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부탁합니다.
우리를 기억해주세요.
깊은 밤제 몸을 불살르며 떨어지는 유성을 볼 적에
우리가 질주하고 있음을 알아주세요.
그 영원의 하늘에서 우리의 흔적을 찾아주세요.
그리고, 마지막 남은 거란인으로서
선조들의 넋을 달랠 수 있게 도와주시면 좋겠습니다.
나의 조상들은 그 무엇보다 싸이버거를 가장 좋아합니다.
그 분들께 제사를 지낼 수 있도록 2천언만 보내주세요.
국민 9458o200417529 (구사오팔공이공공사일칠오이구 도대체 왜 제 계좌번호가 금칙어인지 모르겠네요.)
고맙습니다.
원문 출처 : [일반] 얼마전에 이상한 꿈 꿨음..
??? : "나라가 힘들면 문학 명작들이 나온다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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