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지 일왕이 자기를 그린 초상화 그림을 사진으로 찍게 한 이유

메이지 일왕이 자기를 그린 초상화 그림을 사진으로 찍게 한 이유

메이지 유신으로

일본의 근대화를 이끈 메이지 일왕은

사진 찍는 것을 굉장히 싫어했다.

 

턱에 천연두를 앓았던 흔적이 있어서

턱수염을 길러 그걸 가리려 했을 정도로

외모에 컴플렉스가 컸던 탓인지는 몰라도

아무튼 사진에 거부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유럽의 군주국을 모델로 삼아

국왕을 국가의 상징으로 삼으려 했던 일본 정부는

국가의 상징으로 손쉽게 표상할 수 있는,

위엄 넘치는 군주의 사진을 마련하고 싶었지만

당사자가 싫다는데 억지로 잡아다

찍을 수도 없는 판이라 골머리를 앓다가...

이탈리아인 화가

에두아르도 키오소네를 초청해

메이지 덴노의 사진을 찍을 계획을 세운다.

 

키오소네는 메이지 덴노 몰래

얼굴을 틈틈이 스케치 해

인물 사진에서 가장 중요한

얼굴에 대한 자료를 확보한다.

 

하지만 이건 사진이 아닌데?

이럴거면 초상화를 그리는 게 낫지 않나?

 

그래서 키오소네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사용한다.

키오소네 본인이 제복을 입고

포즈를 취한 사진을 찍은 후

자기가 그려둔 메이지 덴노의

얼굴 자료를 바탕으로

초상화를 그려내는 것.

바로 이렇게.

초상화가 고용주의 의사를 반영해

뽀샵질 하는 건 유구한 전통을 자랑하지만

메이지 덴노의 경우

황인을 백인처럼 바꾸는 PC?

 

아무튼 저렇게 백인종처럼

뽀샵한 초상화를 완성한 후

일본 정부는 이걸 사진으로 찍어서

전국에 배포해 일본의 상징인

메이지 덴노를 경외하고 숭배하도록 함.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사진은

'어진영(御真影)'이라 해서,

정확히는 메이지 덴노의 경우

'초상화를 찍은 사진'은

국왕 본인과 동일시 되어

관공서나 학교 건물에 불이 났을 때

높이 걸려 있던 어진영을 꺼내려다가

목숨을 잃는 사고가

신문기사에 미담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출처 : [유머] 일본 사진 조작의 정점을 보여준 메이지 덴노.jpg - 루리웹

사진을 수정한 게 아니라고?

사진을 찍어서 나중에 조작한 게 아니라, 완전히 다른 사람인 백인 초상화가를 사진으로 찍은 것을 베껴서 그림으로 그리고, 얼굴은 마음대로 수정해서 미화하여 그린 뒤 그걸 일왕이라고 우기고, 이렇게 아무런 근본없이 만들어진 '초상화(?) 그림'을 다시 사진으로 찍음.

1. 이탈리아인 백인 초상화가를 사진으로 찍음.
2. 그 초상화를 그림으로 그림.
3. 얼굴을 졷대로 바꿈.
4. 덴노라고 우김.
5. 메이지 마음에 쏙 듦.
6. 그 그림을 사진으로 촬영 함.
7. 실제 덴노를 찍은 초상 사진이라고 우김.
8. 사진을 실제 덴노이자 신이라고 동일시 여기며 우상숭배 함.

오른쪽이 되고 싶었던 왼쪽.

메이지 일왕 또한 어린 시절에는 그의 스승들을 대놓고 좌절하게 만들었을 만큼 멍청했다.

그가 근대적인 덴노의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인물이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스승들은 어차피 덴노는 할 일이 별로 없으니 그의 학습능력이 다소 부진한 것이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라며 스스로를 위안했을 정도였다.

실제로 덴노들은 물론이고 덴노를 가르치는 구게들의 실력 또한 목적과 사용 용도가 없는 이상 그리 뛰어나지는 못해서 조선의 국왕들이 2, 30대의 나이에 피눈물을 짜내며 '심경(心經)', '태극도설(太極圖說)' 따위의 11차원적인 개념을 수십 독 반복하고 있을 때 이들은 논어를 살짝 맛보는 정도에 그쳤다.

타고난 담력도 콩알만해서 비록 나중에 말과 아주 익숙해진 뒤에는 승마를 즐기게 되기는 하지만 맨 처음 말등에 탄 메이지는 꼿꼿하게 허리를 펴기는 커녕 안장 위에 찰싹 달라붙어 안쓰러울 정도로 벌벌 떠는 탓에 백마를 타고 멋지게 등장하는 덴노의 이미지를 조성하겠다는 장군들의 꿈은 애시당초 박살이 나 버렸다.

결국 그들은 메이지가 그냥 덴노답게 화려하게 장식한 가마를 타고 웅장하게 이동하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다이쇼와 달리 외갓집에서 유일한 황자님으로 지나치게 오냐오냐 길러진 메이지는 매사 까탈스럽고 이기적인 성품에 안하무인인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자기 스스로도 자신의 이러한 단점을 잘 알고 있던 메이지는 자신의 열등감을 감추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흔히 그렇듯이 '남자다운 모습'을 보이기 위해 난잡한 여성 편력과 그를 아는 모든 사람들이 걱정을 했을 만큼 과도한 음주를 자처했고(이런 취향 덕에 그와 가장 친했던 신하가 바로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였다), 일견 무정한 성격과 철저한 자기 관리로 신하들이 자신을 깔보는 것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려 애썼다.

외모 컴플렉스도 극심했던 그가 사진 찍는 것을 대단히 싫어했다는 점, 이탈리아 출신의 에두아르도 키오소네(Edorardo Chiossone)가 그린 '위엄이 넘치는' 자신의 초상화를 보고 거의 이성을 잃다시피 기뻐 날뛰던 그가 온갖 상을 내리며 이 초상화를 기초로 자신의 어진영(御眞影)을 만들게 했다는 점은 매우 유명한 일화에 속한다.

하긴, 이렇게 생겼는데 한 국가의 최고 권력자가 되었다면,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미화해보고 싶긴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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