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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것을 리뷰하다

[김빙삼 페이스북] 장물의 경제학.txt

by beautifulkorean 2024.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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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빙삼 페이스북] 장물의 경제학.txt

    Vingsam Kim 49분 <장물의 경제학> 40년 전 군 시절 일이다. 모종의 사고를 쳐서 본의 아니게 식당에서 취사병으로 근무한 적이 있었다. 당시 근무하던 2식당은 취식 인원이 800명으로, 1식당 2,000명에 비해서는 작은 규모였다. 얼마 전 1식당에서 2식당으로 전보를 온 병장은 하루종일 불평, 불만을 달고 살았는데, 나중에 그 이유를 듣게 됐다. 1 식당에 있을 때는 시절이 좋았다는 이야기였다. 공군은 당시 35개월 근무하는 대신 격주말 외출도 가능하고, 또 내무반에서 자체 취식을 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취식 인원은 예정 인원보다 한참 적었기 때문에 쌀이 남아 돌았던 것이다. 이 남는 쌀을 주임 상사랑 짜고 하루 두 포대식 빼돌려 밖에 팔아 먹어 돈을 챙겼던 것이다. 군대 보급 쌀은 정부미(영부인 만큼 인기 있다는 일반미가 아님) 60kg 푸대로 당시 시중 가격은 대충 6만원 정도였지만, 이들이 빼돌려 팔고 받는 돈은 포대당 2만원 정도였다고 한다. 하루 두 포대씩은 빼돌렸기 때문에 한달에 대략 60포대, 120만원을 둘이 나눠가졌었다고 한다. 당시 병장 월급이 4천원이었을 때니 그 수입이 얼마나 짭짤했을지 상상할 수 있다. 그런데, 시중 가 6만원짜리를 2만원에 팔 수 밖에 없는 건 사는 놈도 그것이 장물인줄 뻔히 알기 때문이다. 얼핏 엄청나게 좋은 비즈니스(?)처럼 보이지만, 결국 이 사건은 뽀록이 나서 담당 취사병은 영창 가고, 주임 상사는 짤리고, 장물을 구입했던 쌀장사도 고발 당했다고 한다. 즉, 군인들이 빼먹은 2만원과 쌀장수가 남겨먹은 차액 4만원은 그 '리스크' 비용이었던 것이다. X 회사 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회사 차원에서 대대적인 내부 감사를 벌인 일이 있었다. 마침 감사팀이 설치된 기획실에 근무해서 바로 옆에서 감사를 볼 수 있었다. 당시에는 금융 실명제나 개인정보 보호 같은 제도가 없었을 때라, 주 거래은행에 연락해서 부정 거래가 있을만한 모든 대상(주로 구매팀)의 계좌를 전부 제출받아(지금은 상상도 못할 일) 이상 거래가 있는 계좌 위주로 감사를 실시 했다.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 중에 기억나는 건, 냉장고 본부 구매팀 실무자였다. 평소 야근도 많이 하고 일도 야무지게 한다는 평이 있던 그 친구는 냉장고용 철판을 당시 돈으로 수억 - 수십억 정도 어치 팔아 먹었던 것이다. 당연하게도 그 녀석이 받아 먹은 돈은 회사가 구입하는라 쓴 돈의 거의 10분의 1정도 밖에 안되는 돈이었다. 회사는 수십억의 손해를 보는 동안 자신이 챙긴 돈은 그에 비하면 푼돈이었다(물론 월급에 비하면 어마어마한 돈이지만).

    위에 말한 두 경우 모두 들키지만 않았더라면 장물업자나 횡령범 둘 다 해피했을 것이다. 어차피 국가나 회사는 들키지 않았더라면 없는 사실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 논란이 되는 '삼부토건 주가조작'은 개인적으로는 100%라고 본다. 대통령 부인과 대통령이 나서서 부총리와 장관까지 이용해서, 무려 10조원의 나랏돈을 지원하는 댓가로 시총 겨우 기천억원짜리 회사 주가를 조작해서 기껏 수백억, 잘해야 기천억 정도의 이득을 봤을 것이다. 취사병이 수천만원의 국고 손실을 일으키며 수백만원을 챙기고, 구매팀 직원이 수십억의 회사 손실을 발생시키며 기껏 수천만, 수억의 돈을 챙기는 일은, 뭐 그럴 수도 있다고 본다. 월급이 진짜 얼마 안되니까. 그런데 나라 예산 수백억을 넘게 쓰며 대접받는 고위 공무원과 그 가족이 나랏돈 10조원을 들여 주가조작을 해서 겨우 수백억, 잘해야 기천억원을 해쳐먹는 행태는 이해할 수가 없다. 그나마 그 해쳐먹은 돈도 어렵게 어렵게 모은 개미 투자자들의 돈이었다고 생각하면 이것들이 인간이 맞나 싶을 정도다. 알코올 중독자가 알코올을 끊지 못하듯, 주가 조작 중독자가 주가 조작 유혹을 떨치지 못한 것을 이해한다고 해도, 나랏돈 10조원을 들여서 겨우 기천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다? '운세 콘텐츠가 아니라 국가 세금을 납부하는 국민들의 만족 불만족에 따른 국정지지 yuji에 대한 연구' 조차 못할 정도의 얄팍하고 저열한 싸구려 뻔뻔함은 중독된 성형으로 인한 두꺼운 낮짝 피부로 부터 나오는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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